
생각 없이 웃고 싶을 때 추천하는 미드
퇴근, 육퇴 후 잠깐이라도 숨 돌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두 공감하시죠. 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가볍지만 확실하게 기분 전환이 되는 작품을 찾다가 우연히 애봇초등학교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큰 기대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첫 화부터 완전히 빠져들었고 한 달 안에 모든 시즌을 정주행해버릴 만큼 재미있어서 이렇게 리뷰를 쓰게 되었어요. 특히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 중이시라면 꼭 한 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넷플릭스에 있었다면 더 인기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데 국내에서는 주목 받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해요. 저에게는 시청할 가치가 충분했던 시트콤입니다.
공립 초등학교 교사들의 애환
이 드라마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흑인 커뮤니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는 조금 낯선 환경일 수 있는데요. 드라마를 보다 보면 금세 그들의 생활상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사람 사는 건 똑같네~ 라는 말이 떠오를 만큼, 아이들을 가르치는 공립 초등학교 교사들의 일상을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냅니다. 교육 현장에서 겪는 크고 작은 문제들, 학생들과의 소통, 교사들의 번아웃, 그리고 예산 부족으로 인한 고군분투까지. 조금은 무거울 수 있는 내용들을 밝고 유쾌한 시트콤 형식으로 녹여내며 매 에피소드마다 균형 있게 보여줍니다. 보면서 “아, 저런 일도 있겠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많았어요. 물론 시트콤이기 때문에 현실이 이럴 것이다! 단정지어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어느 정도 과장이 들어간 장면이 많아요.
살아있는 인물들
무엇보다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모든 캐릭터가 그저 주인공 주변 역할에 머물지 않고 실제로 살아있는 사람들처럼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애봇 초등학교는 극중에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다는 설정의 모큐멘터리인데요. 그래서인지 각 인물의 스토리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참 다양한 성격과 배경을 가진 선생님들이 등장하는데, 어느 하나 겹치는 성향이 없고 모두 자기만의 개성과 이야기를 지니고 있어요. 미국, 흑인, 선생님- 처음에는 나와는 먼 이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몇 화 지나지 않아 정말로 내 근처에 있는 이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그 바탕에는 탄탄한 각본 덕분인지 인물 간 케미가 자연스럽게 살아있습니다. 무심코 던지는 대사 하나, 사소한 표정 변화 하나까지도 ‘이 드라마는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고구마와 설렘 사이 러브라인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열광하며 본 요소는 바로 “도대체 얘네는 언제 사귀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재닌과 그레고리의 고구마맛 러브라인입니다.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감질나는 전개가 참 절묘해요. 너무 밀당이 심해서 ‘미쳐버리겠다…’ 싶은 순간도 있지만, 그게 또 이 드라마만의 매력이더라고요. 물론 여기서 두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스포일러는 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이 라인의 향방을 지켜보는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정주행할 가치가 있다는 말은 꼭 드리고 싶어요!
개그 코드가 맞는다면 최고의 시트콤
가벼운 코미디 시트콤을 찾고 계시다면 정말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하루의 피로를 훌훌 털어낼 만큼 잔잔하게 웃음을 주면서도, 캐릭터와 이야기가 쌓여갈수록 정이 붙는 드라마예요. 특히 저를 가장 많이 웃게 만든 캐릭터는 단연 교장 에이바입니다. 독특한 말투와 무례함, 뻔뻔함으로 무장한 그는 거의 매 순간 이상한 소리를 하지만, 그게 또 묘하게 중독적이에요. 처음에는 왜 안 잘리지 싶은데 나중에는 정이 드는 캐릭터죠. 이 개그가 취향에 맞으신다면 아마 웃음을 참을 수 없을 만큼 빵빵 터지실 겁니다. 가볍지만 의미 있고, 따뜻하지만 과하지 않은 웃음을 주는 시트콤을 원하신다면 애봇초등학교는 정말 딱 맞는 선택입니다. 기대 없이 시작했다가 저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주행하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오늘도 퇴근 후 또는 육퇴 후 잠깐의 여유가 생긴다면 이 드라마로 마음을 편하게 녹여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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